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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채권과 재고자산으로 기업의 변화를 읽는 법 — 매출 성장 뒤에 숨은 숫자 확인하기

읽는 시간 약 14분

기업의 매출이 증가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사업이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매출 증가는 기업의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재무제표에서는 매출액만큼이나 함께 확인해 볼 만한 숫자가 있다.

바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다.

기업은 제품을 판매했다고 해서 항상 그 자리에서 현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판매를 위해 미리 상품이나 원재료를 확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매출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역시 함께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증가 자체가 아니다.

매출보다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이 유난히 빠르게 증가한다면 그 이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사업 확대 과정일 수도 있고, 판매와 현금 회수 과정에서 변화가 발생한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단순히 많고 적은 숫자로 판단하지 않고 매출, 현금흐름, 사업모델과 연결해 읽는 방법을 살펴본다.

매출채권은 매출과 현금 사이의 시간차를 보여준다

기업 간 거래에서는 제품을 공급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대금을 받는 경우가 있다.

기업은 이미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일정한 회계 기준에 따라 매출을 인식할 수 있지만 아직 실제 현금은 받지 못했을 수 있다.

이때 받을 권리가 재무상태표에 매출채권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가상의 제조기업이 거래처에 제품 1억 원어치를 판매하고 한 달 뒤 대금을 받기로 했다고 생각해 보자.

제품 판매에 따른 매출은 발생했지만 결산 시점까지 대금을 받지 못했다면 현금 대신 매출채권이 남을 수 있다.

이후 거래처가 대금을 지급하면 매출채권은 줄어들고 현금은 증가한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손익계산서의 매출과 실제 현금 유입 시점이 서로 다를 수 있는 이유가 보인다.

그래서 기업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할 때는 매출채권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매출보다 매출채권이 빠르게 증가하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채권도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 외상으로 판매한 금액도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숫자의 증가 속도에 큰 차이가 있다면 한 단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A기업의 매출이 지난해 1,000억 원에서 올해 1,100억 원으로 10% 증가했다고 가정해 보자.

같은 기간 매출채권은 100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숫자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신규 거래처가 크게 늘어났을 수도 있고 결산일 직전에 매출이 집중되었을 수도 있다. 사업 특성이나 거래 조건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매출 증가보다 매출채권 증가가 훨씬 크다는 사실은 “판매한 대금이 회수되는 구조에 변화가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만들어준다.

이런 변화가 한 해에만 나타난 것인지 여러 기간 동안 반복되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매출채권이 늘어나면 현금흐름은 어떻게 달라질까?

매출채권을 이해하면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의 차이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이 제품을 판매해 매출과 이익을 기록했지만 아직 현금을 받지 못했다면 회계상 이익과 실제 현금의 움직임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계산하는 과정에서는 매출채권과 같은 운전자본의 변화가 반영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는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크게 늘지 않았다고 해보자.

이때 매출채권이 크게 증가했다면 아직 회수되지 않은 판매대금이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반대로 이전에 쌓였던 매출채권이 많이 회수되면 해당 기간의 영업현금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당기순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 사이에 큰 차이가 발견되면 매출채권의 변화를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재고자산은 단순히 창고에 쌓여 있는 완제품만 의미하지 않는다

재고자산이라고 하면 흔히 판매되지 않은 완제품을 떠올린다.

하지만 기업의 사업 구조에 따라 재고자산에는 판매를 위해 보유한 상품뿐 아니라 원재료, 생산 과정에 있는 재공품, 완성된 제품 등 여러 형태가 포함될 수 있다.

제조기업을 예로 들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원재료를 먼저 구입한다.

생산이 시작되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재공품이 생길 수 있고 생산이 끝났지만 아직 판매되지 않은 제품도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자산이 기업의 재고와 관련된 항목에 반영된다.

따라서 재고자산의 증가를 단순히 “제품이 안 팔렸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사업 확대를 준비하면서 원재료를 미리 확보했을 수도 있고 새로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생산량을 늘렸을 수도 있다.

반대로 실제 판매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면서 재고가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고가 증가했다는 사실보다 왜 증가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매출과 재고자산을 함께 비교해 보자

재고자산 역시 매출과 연결해서 보면 의미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가상의 B기업을 생각해 보자.

지난해 매출액은 2,000억 원이고 재고자산은 300억 원이었다.

올해 매출액이 2,100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는데 재고자산은 600억 원으로 두 배가 됐다고 가정한다.

이 숫자를 발견했다면 바로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 먼저 이유를 찾아야 한다.

기업이 다음 해의 판매 확대를 준비하면서 생산량을 늘렸을 수 있다. 공급망 문제에 대비해 원재료를 미리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판매가 예상만큼 이루어지지 않아 완제품 재고가 늘었을 수도 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사업보고서의 사업 내용과 재고 관련 주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재고자산의 세부 구성이 공개되어 있다면 원재료가 증가했는지, 제품이나 상품이 증가했는지 등을 살펴보면서 변화의 배경을 추적할 수 있다.

재고가 많으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재고는 현금을 투입해 확보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재고가 장기간 쌓이면 기업의 자금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재고가 적을수록 항상 좋다고 볼 수도 없다.

판매할 제품이나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가 부족하면 오히려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의 계절성이 뚜렷한 기업에서는 특정 시기를 앞두고 재고가 증가할 수 있다.

제품 생산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산업이나 원재료 조달 기간이 긴 사업에서도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재고자산은 절대적인 금액보다 기업의 사업 특성과 매출 규모를 함께 고려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재고자산 500억 원이라도 기업의 매출 규모와 제품 특성에 따라 의미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오래된 재고는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재고자산을 살펴볼 때는 수량이나 금액뿐 아니라 해당 재고의 경제적 가치가 변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제품의 유행이나 기술 변화가 빠른 산업에서는 오랫동안 판매되지 않은 제품의 가치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질 수 있다.

원재료나 상품 가격이 크게 변하는 사업에서도 재고의 평가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회계에서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재고자산이 크게 증가한 기업을 분석할 때는 단순히 재고 총액만 확인하기보다 관련 주석에서 평가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도 특정 재고 증가가 곧 문제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는 기업이 보유한 재고가 어떤 성격이며 얼마나 빠르게 판매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매출채권과 재고가 동시에 증가한다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각각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 항목이 동시에 크게 증가하는 경우에는 더욱 흥미로운 질문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의 매출은 10% 증가했는데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모두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재고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는 현금이 필요할 수 있다.

제품을 판매한 이후에도 대금을 아직 받지 못했다면 매출채권에 자금이 묶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도 실제 현금 여력이 생각보다 빠르게 증가하지 않을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함께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영업이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약해지고 있다면 매출채권과 재고의 변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여기에서 앞서 공부한 운전자본과 현금흐름의 관계가 실제 기업 분석으로 연결된다.

매출채권 회전율과 재고자산 회전율은 무엇을 보여줄까?

매출채권과 재고를 조금 더 깊게 살펴보다 보면 ‘회전율’이라는 지표를 접하게 된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매출채권이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회수되고 다시 발생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지표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재고가 판매나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회전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활용된다.

관련 지표를 일수로 환산해 매출채권 회수기간이나 재고 보유기간의 변화를 살펴보기도 한다.

다만 처음 기업을 분석한다면 복잡한 비율 계산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우선 몇 년의 매출액, 매출채권, 재고자산을 나란히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변화가 보일 수 있다.

그다음 특정 항목이 매출보다 지속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 회전율이나 회전일수 같은 지표를 추가로 활용하는 방식이 이해하기 쉽다.

또한 적정한 회전 속도는 업종과 사업모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산업의 숫자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실제 기업에서는 이렇게 순서대로 확인해 보자

사업보고서에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살펴본다면 다음 순서로 정리할 수 있다.

  1. 최근 3~5년의 매출액을 확인한다.
  2. 같은 기간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규모를 나란히 적는다.
  3. 매출보다 두 자산이 유난히 빠르게 증가한 시기가 있는지 찾는다.
  4.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같은 기간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확인한다.
  5. 매출채권 관련 주석에서 세부적인 변화를 살펴본다.
  6. 재고자산 관련 주석에서 원재료, 재공품, 제품 등 구성의 변화를 확인한다.
  7. 사업보고서에서 신규 사업, 생산 확대, 거래조건 변화 등 설명 가능한 배경이 있는지 찾아본다.
  8. 한 해의 변화인지 여러 기간 동안 반복되는 흐름인지 구분한다.

이렇게 살펴보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단순히 많고 적은 숫자로 판단하는 대신 기업의 영업활동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숫자의 증가가 아니라 증가한 이유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기업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따라서 매출채권이 증가했다고 해서 대금 회수에 문제가 있다고 바로 판단할 수 없고, 재고가 늘었다고 해서 제품이 판매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오히려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두 항목이 함께 증가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매출 증가 속도와 비교해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그 변화가 현금흐름에는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출 증가와 함께 재고가 늘었다면 생산 확대 때문인지 살펴본다. 매출채권이 빠르게 증가했다면 고객과 거래조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해 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연결한다.

이렇게 분석하면 손익계산서의 매출이라는 숫자가 재무상태표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거쳐 현금흐름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재무제표를 잘 읽는다는 것은 각각의 숫자를 외우는 것보다 서로 다른 표에 있는 숫자의 관계를 발견하는 과정에 가깝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바로 그 관계를 연습하기 좋은 항목이다.

FAQ

Q1. 매출채권이 증가하면 기업에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매출 증가에 따라 매출채권이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있고 거래 시점이나 결제조건에 따라 변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매출과 비교해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지, 여러 기간 동안 같은 현상이 이어지는지, 영업현금흐름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Q2.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제품이 안 팔리고 있다는 의미인가?

재고 증가만으로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판매 확대를 준비하거나 원재료를 미리 확보하면서 재고가 늘어날 수도 있다. 반대로 판매 둔화로 제품이 쌓인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재고의 세부 구성과 매출 흐름, 기업의 사업 설명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Q3. 매출은 증가하는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약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며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같은 운전자본의 변화도 그중 하나다. 판매한 대금을 아직 회수하지 못했거나 재고 확보에 현금이 사용되면 회계상 매출과 이익의 증가가 같은 시점의 현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현금흐름표와 관련 재무제표 항목을 함께 확인해야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이 글은 재무제표와 기본적 분석에 관한 일반적인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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