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상태표 기초 — 자산·부채·자본의 관계 이해하기
기업의 실적을 살펴볼 때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먼저 눈이 가기 쉽다.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팔았고 얼마의 이익을 남겼는지는 기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상태를 이익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 기업이라도 많은 부채를 부담하고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현재 이익의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상당한 현금이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이처럼 기업이 현재 무엇을 가지고 있으며, 갚아야 할 의무가 얼마나 있고, 그 결과 주주에게 귀속되는 몫이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볼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재무제표가 재무상태표다.
처음에는 계정과목이 많아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핵심 구조는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자산, 부채, 자본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이해하는 것이다.
재무상태표는 기업의 특정 시점 상태를 보여준다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바라보는 시간의 개념이다.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한 매출과 비용, 이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기업이 얼마나 매출을 기록하고 얼마의 이익을 남겼는지를 확인하는 식이다.
반면 재무상태표는 특정 시점의 기업 재무 상태를 보여준다.
쉽게 생각하면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의 활동을 기록한 영상에 가깝고, 재무상태표는 특정 날짜의 모습을 찍어놓은 사진에 비유할 수 있다.
재무상태표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하게 되는 항목은 다음 세 가지다.
자산 = 부채 + 자본
회계를 처음 접하면 이 공식이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자원인 자산이 어떤 방식으로 마련됐는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기업이 사용하는 자금은 외부에서 빌려온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주주가 출자했거나 기업 활동을 통해 축적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구조가 재무상태표에서 부채와 자본으로 나타난다.
자산이 많다고 모두 현금인 것은 아니다
재무상태표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큰 항목이 자산이다.
자산을 단순하게 이해하면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통제하면서 미래의 경제적 효익과 연결되는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자산이 많다는 말과 현금이 많다는 말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기업의 자산에는 현금뿐 아니라 다양한 항목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현금및현금성자산
- 매출채권
- 재고자산
- 토지와 건물
- 기계장치
- 무형자산
- 각종 금융자산
예를 들어 제조기업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과 기계장치를 상당한 규모로 보유할 수 있다. 유통기업이라면 판매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재고자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따라서 총자산이 1조 원이라는 숫자만 보고 기업이 1조 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 분석에서는 자산의 규모뿐 아니라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년도와 비교해 특정 자산이 크게 증가했다면 그 이유를 찾아보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유형자산이 크게 증가했다면 새로운 공장이나 생산설비에 투자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재고자산이 크게 늘었다면 생산과 판매 상황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추가로 확인할 수 있다.
부채는 기업이 부담하고 있는 의무를 보여준다
부채라고 하면 흔히 은행에서 빌린 돈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기업의 재무상태표에서 부채는 차입금보다 넓은 개념이다.
기업이 과거의 거래나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경제적 자원을 이전해야 하는 현재의 의무가 부채에 포함된다.
대표적인 항목으로는 차입금, 사채, 매입채무 등이 있으며 기업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부채 항목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원재료를 먼저 공급받고 대금을 나중에 지급하기로 했다면 매입채무가 발생할 수 있다.
은행에서 사업자금을 빌렸다면 차입금이 생길 수 있고 회사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면 사채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재무상태표에서 부채가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고 해서 곧바로 부정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
기업이 생산설비를 확충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했을 수도 있고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정상적인 영업 과정에서 매입채무가 증가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부채가 있는가와 함께 어떤 종류의 부채가 왜 증가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부분은 이후 부채비율과 차입금 등을 살펴볼 때 더욱 중요해진다.
자본은 단순히 회사의 현금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산과 부채에 비해 자본은 처음 공부할 때 개념을 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장 기본적인 관계식을 다시 살펴보자.
자산 = 부채 + 자본
이를 바꾸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
자본 = 자산 – 부채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의 총자산이 1,000억 원이고 총부채가 400억 원이라면 단순한 관계상 자본은 600억 원이다.
하지만 이 600억 원이 기업의 은행계좌에 현금으로 보관되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본 역시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 여러 항목으로 구성될 수 있다.
특히 기본적 분석을 공부하다 보면 이익잉여금이라는 표현을 자주 만나게 된다.
기업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배당 등으로 외부에 유출되지 않고 기업 내부에 누적된 부분이 이익잉여금과 연결된다.
다만 이익잉여금 역시 같은 금액의 현금이 그대로 쌓여 있다는 뜻은 아니다.
기업이 벌어들인 자금을 공장이나 설비에 투자했을 수도 있고 다른 형태의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을 볼 때도 숫자의 크기만 확인하기보다 구성 항목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산·부채·자본은 서로 연결해서 봐야 한다
재무상태표를 처음 읽을 때 자산, 부채, 자본을 각각 독립적인 숫자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세 항목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가상의 기업이 은행에서 100억 원을 빌렸다고 생각해 보자.
다른 조건이 없다고 단순화하면 기업의 현금이라는 자산이 100억 원 증가하는 동시에 차입금이라는 부채도 100억 원 증가할 수 있다.
총자산이 증가했다고 해서 기업이 사업을 통해 100억 원을 새롭게 벌었다는 뜻은 아니다. 외부에서 자금을 빌리면서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기업이 보유한 현금 100억 원으로 생산설비를 구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전체 자산의 규모가 단순히 100억 원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자산의 구성이 바뀔 수 있다. 현금은 감소하고 유형자산은 증가하는 방식이다.
이런 관계를 이해하면 재무상태표를 단순히 숫자의 목록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정 항목이 증가하거나 감소했다면 반대편에서 어떤 변화가 함께 발생했는지 살펴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유동과 비유동을 구분하면 재무상태표가 더 잘 보인다
재무상태표에서는 자산과 부채를 유동과 비유동으로 나누어 표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유동자산에는 정상적인 영업주기 내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보고기간 후 12개월 이내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항목이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비유동자산에는 유형자산이나 무형자산처럼 상대적으로 장기간 기업 활동에 사용되는 자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부채 역시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구분된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이 가까운 시기에 부담해야 할 의무와 상대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의무를 구분해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총부채 규모가 같은 두 기업이라도 가까운 기간에 갚아야 할 부채의 규모가 서로 다르다면 재무구조를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총자산과 총부채만 확인한 뒤 끝내기보다 유동자산과 유동부채의 구성까지 한 단계 더 내려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재무상태표에서 내가 먼저 확인할 항목
실제 기업의 재무상태표를 처음 펼치면 수많은 계정과목 때문에 어디부터 봐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처음부터 모든 항목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큰 숫자에서 작은 숫자로 범위를 좁혀가면 한결 편하다.
먼저 총자산, 총부채, 총자본을 확인한다.
그다음 자산에서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다.
유동자산 안에서는 현금및현금성자산,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비유동자산에서는 유형자산이나 무형자산처럼 기업의 사업 특성과 관련이 큰 항목을 찾아본다.
부채에서는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를 구분하고 차입금처럼 눈에 띄는 항목이 있는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전년도와 비교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현금은 왜 크게 감소했을까?”
“재고자산은 왜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했을까?”
“유형자산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차입금이 증가한 자금은 어디에 사용됐을까?”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 주석을 함께 살펴보면 기업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재무상태표는 숫자보다 구성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재무상태표의 기본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자산 = 부채 + 자본
하지만 실제 기업 분석에서는 이 공식 자체를 외우는 것보다 각 항목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총자산이 증가했다면 어떤 자산이 늘었는지 확인한다. 부채가 증가했다면 어떤 종류의 부채가 증가했는지 살펴본다. 자본이 달라졌다면 그 변화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특정 시점에 무엇을 보유하고 있고 어떤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그 차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손익계산서가 기업의 일정 기간 성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현재 어떤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출발점이 된다.
다음 단계에서는 재무상태표를 조금 더 깊게 들어가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현금, 매출채권, 재고자산과 단기적인 지급 의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하면 기업의 재무구조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다.
FAQ
Q1. 자산이 많은 기업은 현금도 많은 기업인가?
그렇지 않다. 자산에는 현금뿐 아니라 매출채권, 재고자산, 토지, 건물, 기계장치, 무형자산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총자산의 크기와 함께 자산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Q2. 기업의 부채가 증가하면 무조건 좋지 않은 것일까?
부채 증가만으로 기업의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사업 확장이나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로 차입금이 증가할 수도 있고,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 과정에서 매입채무가 증가할 수도 있다. 부채의 종류와 증가 원인, 상환 시기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Q3. 자본이 1,000억 원이면 회사가 현금 1,000억 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인가?
아니다. 자본은 기본적으로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관계로 이해할 수 있으며 기업의 현금 잔액과 같은 개념이 아니다. 기업의 자금은 현금뿐 아니라 재고, 설비, 토지 등 다양한 자산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 이 글은 재무제표와 기본적 분석에 관한 일반적인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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