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현금흐름(FCF)이란 무엇인가 — 기업에 실제로 남는 현금 이해하기
기업의 손익계산서에서 이익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현금흐름표에서 실제 현금의 움직임까지 살펴봤다면 다음으로 접하게 되는 개념 중 하나가 잉여현금흐름이다.
영어로는 Free Cash Flow라고 하며 보통 FCF라고 줄여서 표현한다.
이름만 보면 기업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남는 돈’처럼 느껴진다. 큰 방향에서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현금에서 사업에 필요한 투자를 고려한 뒤 어느 정도의 현금 여력이 남는지를 살펴보는 개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잉여현금흐름은 어떤 목적과 계산 방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정의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숫자 하나만 검색해서 비교하기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계산된 FCF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기본적 분석을 처음 공부할 때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자본적지출을 중심으로 잉여현금흐름의 의미를 살펴본다.
잉여현금흐름은 왜 살펴볼까?
앞서 현금흐름표를 통해 기업의 현금 움직임은 크게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것을 살펴봤다.
이 가운데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는 기업이 주요 영업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현금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많을수록 그 금액을 모두 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될까?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생각해야 한다.
기업은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제조기업이라면 기존 생산설비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기계장치를 구입해야 할 수 있다.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기도 한다.
즉,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만들어냈더라도 그중 일부는 사업을 유지하거나 확장하기 위한 자산 투자에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살펴보기 위해 등장하는 개념이 잉여현금흐름이다.
FCF를 가장 단순하게 계산하는 방법
잉여현금흐름에는 여러 정의와 계산 방식이 존재한다.
기본적 분석의 입문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이 단순화해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잉여현금흐름(FCF) = 영업활동현금흐름 – 자본적지출(CAPEX)
여기서 자본적지출은 영어로 Capital Expenditure라고 하며 흔히 CAPEX라고 부른다.
공장이나 기계장치처럼 장기간 기업의 사업에 사용되는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지출한 금액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가상의 A기업을 생각해 보자.
A기업의 한 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500억 원이고 생산설비 등에 200억 원을 지출했다고 가정한다.
단순한 방식으로 계산하면 잉여현금흐름은 다음과 같다.
500억 원 – 200억 원 = 300억 원
이렇게 보면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현금에서 일정한 자본적지출을 고려하고도 현금이 남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FCF 300억 원이므로 좋은 기업”이라는 식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왜 200억 원을 투자했는지, 앞으로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지, 영업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은 아닌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자본적지출은 비용과 어떻게 다를까?
CAPEX라는 개념이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기업이 돈을 사용했다는 점에서는 일반적인 비용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새로운 생산기계를 100억 원에 구입했다고 생각해 보자.
현금은 100억 원이 빠져나간다. 하지만 이 기계는 구입한 해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여러 기간에 걸쳐 생산활동에 사용될 수 있다.
회계에서는 이러한 지출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유형자산 등으로 인식되고, 이후 사용기간 등에 걸쳐 감가상각이라는 방식으로 비용이 반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손익계산서에서 확인하는 당기 비용과 해당 기간 실제 설비 취득에 사용한 현금이 같지 않을 수 있다.
현금흐름표의 투자활동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기본적 분석을 하면서 FCF를 계산하고 싶다면 사업보고서나 현금흐름표에서 유형자산 취득과 관련된 현금 지출 등을 찾아보는 것이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기업의 상황이나 사용하는 FCF 정의에 따라 어떤 항목을 CAPEX에 포함하는지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산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FCF가 마이너스라고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잉여현금흐름을 처음 접하면 플러스면 좋고 마이너스면 나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FCF의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B기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00억 원인데 신규 공장 건설과 설비 확충에 500억 원을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자.
단순한 계산으로는 다음과 같다.
300억 원 – 500억 원 = -200억 원
FCF가 마이너스다.
그렇다고 이 숫자만으로 기업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기업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시기라면 자본적지출이 일시적으로 영업현금흐름을 넘어설 수 있다.
반대로 사업에서 충분한 현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필요한 투자를 계속 외부 자금에 의존하고 있을 수도 있다.
두 상황은 같은 마이너스 FCF라도 의미가 상당히 다르다.
따라서 마이너스라는 결과보다 먼저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자본적지출 중 어느 부분이 원인인지 살펴봐야 한다.
FCF가 갑자기 증가했다면 원인을 확인하자
반대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느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지난해 100억 원에서 올해 5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가정해 보자.
처음에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FCF의 구조를 생각하면 여러 가능성이 존재한다.
첫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증가했을 수 있다.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면서 실제 영업현금흐름도 좋아졌다면 사업 성과의 변화와 연결해서 살펴볼 수 있다.
둘째, 자본적지출이 크게 감소했을 수 있다.
전년도에 대규모 공장 투자를 완료해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줄었다면 영업현금흐름에 큰 변화가 없어도 FCF는 증가할 수 있다.
셋째, 영업현금흐름 자체에 일시적인 변화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의 변화가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FCF가 크게 증가했을 때도 단순히 결과만 확인하지 않고 영업현금흐름 증가 때문인지, 투자 감소 때문인지 구분하는 것이 좋다.
감가상각비와 설비투자를 혼동하지 말자
현금흐름을 공부할 때 자주 헷갈리는 개념이 감가상각비와 실제 설비투자다.
가상의 기업이 몇 년 전에 100억 원을 주고 생산설비를 구입했다고 생각해 보자.
설비를 구입한 당시에는 실제 현금 지출이 발생한다.
하지만 손익계산서에서는 일정한 회계 기준과 내용연수 등에 따라 여러 기간에 걸쳐 감가상각비가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손익계산서에 감가상각비 10억 원이 있다고 해서 올해 새로운 기계를 구입하는 데 현금 10억 원을 사용했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올해 새로운 설비를 50억 원에 구입했다면 실제 현금 유출은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손익계산서에 같은 50억 원이 즉시 비용으로 전부 반영되는 구조라고 단순하게 이해해서도 안 된다.
이 차이를 알고 있으면 왜 기업의 이익과 현금흐름을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지도 더욱 분명해진다.
기업이 남긴 현금은 어디에 사용될 수 있을까?
기업이 영업을 통해 현금을 만들어내고 필요한 투자를 진행한 뒤에도 현금 여력이 있다면 그 자금은 여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새로운 사업에 추가로 투자할 수도 있고 기존 차입금을 상환할 수도 있다. 다른 기업이나 사업을 인수하는 데 자금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의 정책과 상황에 따라 배당이나 자기주식 취득 등 주주환원과 관련된 활동에 현금이 사용될 수도 있다.
또는 당장 사용하지 않고 현금성 자산 등으로 보유할 수도 있다.
따라서 FCF는 단순히 “기업에 돈이 남았다”에서 끝나는 개념이 아니다.
기업이 만들어낸 현금을 이후 어디에 배분하는지까지 살펴보면 경영진의 자본배분 방식과 사업의 성장 단계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잉여현금흐름이 많다고 해서 그 현금이 반드시 특정 용도로 사용된다고 미리 가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사용처는 현금흐름표와 기업의 공시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한 해보다 여러 해의 흐름을 보는 이유
FCF 역시 다른 재무지표와 마찬가지로 한 해의 숫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설비투자는 매년 일정하게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어느 해에는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면서 자본적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다음 해에는 투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운전자본 역시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등의 변화에 따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몇 년의 숫자를 함께 정리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다음 항목을 연도별로 나란히 적어볼 수 있다.
- 매출액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영업활동현금흐름
- 유형자산 등의 취득을 위한 주요 현금 지출
- 단순 계산한 잉여현금흐름
그다음 FCF가 크게 증가하거나 감소한 시점을 찾아본다.
영업현금흐름이 달라졌는지, 설비투자가 증가했는지,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의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면 숫자의 배경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FCF를 볼 때 확인해 볼 질문
실제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을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활용할 수 있다.
첫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꾸준한가?
FCF의 출발점이 되는 영업현금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한다.
둘째, 자본적지출이 크게 변한 시기가 있는가?
특정 기간에 설비투자가 급증했다면 사업보고서에서 어떤 투자가 진행됐는지 살펴본다.
셋째, FCF 변화가 영업 개선 때문인가, 투자 감소 때문인가?
같은 FCF 증가라도 원인이 다를 수 있다.
넷째, 현금흐름의 변화가 반복되고 있는가?
한 해의 일시적인 현상인지 여러 기간에 걸친 특징인지 확인한다.
다섯째, 만들어진 현금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가?
차입금 상환, 추가 투자, 배당 등 재무활동과 연결해서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질문을 만들어 접근하면 FCF라는 숫자 하나를 기업 평가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용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의 현금 창출을 보는 또 하나의 관점이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과는 다른 관점에서 기업을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만들어내더라도 사업을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자본적지출이 필요할 수 있다. FCF는 이러한 투자를 고려한 이후의 현금흐름을 생각해 보는 개념이다.
하지만 FCF가 플러스라는 이유만으로 좋은 기업, 마이너스라는 이유만으로 나쁜 기업이라고 구분할 수는 없다.
성장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영업활동에서 현금 창출이 약해진 것인지, 일시적인 운전자본 변화가 있었는지에 따라 같은 숫자의 의미도 달라진다.
따라서 FCF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남았는가?”에서 끝나지 않고 “왜 이렇게 남았는가?”까지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기업의 손익과 재무상태, 현금흐름이라는 세 가지 큰 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주주의 자본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만들어내는지 살펴보는 ROE와 ROA를 알아볼 수 있다. 두 지표의 차이를 이해하면 기업의 수익성을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FAQ
Q1. 잉여현금흐름(FCF)은 어떻게 계산할까?
FCF에는 목적에 따라 여러 정의와 계산 방식이 존재한다. 기본적인 기업 분석에서는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해 살펴보기도 한다. 따라서 다른 자료의 FCF를 비교할 때는 어떤 계산 기준을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Q2. FCF가 마이너스면 기업에 문제가 있다는 뜻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신규 공장이나 생산설비 등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 자본적지출 증가로 FCF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영업활동에서 충분한 현금을 만들지 못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으므로 원인을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Q3. 당기순이익과 FCF는 왜 다른가?
당기순이익은 회계상 수익과 비용을 반영해 계산한 이익이고 FCF는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살펴보는 개념이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의 변화, 감가상각, 실제 설비투자 등 여러 요소 때문에 두 숫자는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 이 글은 기본적 분석과 재무제표에 관한 일반적인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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